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8. '바디스케이프' 이건용 (1942~)
    아트 컬렉터를 위한 작가소개/대가_작고, 원로작가 2022. 3. 11. 08:58
    728x90
    반응형

    "바디스케이프"

    "신체 드로잉"

     

     이건용은 1942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목사인 아버지와 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67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를 졸업한 뒤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그룹 ST(Space and Time)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한국 행위예술 발전의 토대를 만드는 것에 기여했다.

     

     이벤트, 설치, 개념미술의 도입과 발전에 이건용 작가는 한국 현대 미술사에서 독특한 자리를 점하고 있다. 1970년대 이건용이 한 월간지 기사에서 "평면에서 헤어나려는 몸부림"이라 말했듯이 답답한 캔버스를 벗어나고자 많은 작가들이 '탈평면'을 외쳤고 이건용 작가는 미술의 다양한 미학적 가능성을 검토했다. 

     

    이건용 "건빵먹기"

     

     작가는 공간, 상황, 장소, 신체 등이 연루된 '행위'를 주목했으며, 이를 '이벤트'로 명명했다. 무언가를 만든 결과인 '제품'보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 펼쳐지는 화면과 신체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이벤트'를 주목한 것이다. 이건용의 '건빵 먹기'는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에 놓인 건빵을 먹는 퍼포먼스였다. 다만 건빵을 먹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손목에 막대를 대고, 다음에는 팔꿈치, 다음에는 가슴까지 막대로 깁스를 한다. 이처럼 이건용은 간단한 행위를 반복하고 그 반복 속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형상화, 시각화하였다.

     

     이건용 작가의 대표작으로는 1975년 '장소의 논리'와 1976년 '신체 드로잉'을 들 수 있다. 신체 드로잉은 신체를 제한하는 극한 상황을 설정하고 그 상황에서 드로잉을 하는 것이다. 최근 컬렉터들이 사랑하는 대표 연작 '바디스케이프' 가 신체 드로잉, 몸의 움직임을 기록한 퍼포먼스의 결과물이다. 

     

    이건용 "바디스케이프 76-2" 제작과정

     

     작가는 스스로 "눈으로 보지 않고 몸이 그린 것, 내 몸 움직임의 흔적이다. 내 키와 팔 길이 등 신체의 제약이 자연스럽게 만나 이리저리 틀을 벗어나기도 하고 평균치도 있고 중첩된 선들이 작품이 된 거다."라고 말한다. 이건용 작가의 작업에서 "몸"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가는 장소와 신체가 만나는 사건을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이를 매개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건용 "바디스케이프 76-2", 2021년

     

     "죽으면 몸은 썩고 흙으로 돌아가지만 우리는 몸의 차원에서 산다. 예를 들어,신이 그저 저 위에 존재하며 인간에게 메시지만 보냈다면 아무 의미 없었을 거다.인간의 몸을 가지고 왔고 몸을 십자가에 박히며 고통을 당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신을 믿지 않나. 우리가 영의 세계에서만 놀고 있으면 이 세상 문화나 경험이 아니다. 몸을 가지고 예술을 만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신체의 움직임을 이용한 그의 회화는 머리로 사유하고 예측해 그려낸 회화와는 다른 의외의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그가 팔을 크게 휘저어 그려낸 '바디스케이프'의 연작들 중 의도치 않게 하트 모양으로 그려지면서 사랑을 받은 작품도 있다.

     

    이건용 바디스케이프 제작과정

     

     "화면을 뒤에다 놓고 선이 허용하는 것만큼 선을 긋는다. 오른팔로 선을 긋고 돌아서서 외팔로 선을 긋는다. 하트 모양이 나올지 전혀 몰랐다. 팔을 움직여서 행위를 하고 보니 아름다운 선이 신체에서 나온 것이다. 내 머리가 그린 게 아니다. 실제로 평면과 신체가 만나는 지점에서 직접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회화는 지금까지도 인간이 뭔가 머리로 생각해서 그리다는 것에 매몰돼 있다."

     

     

      l 이건용 작가의 이야기를 마치며... l  국내의 거장들 중 이건용은 행위예술가로서 그 작품의 위치가 독특하며 이것이 작가의 대표 연작 회화 '바디스케이프'를 돋보이게 한다. 다채로운 색상으로 만들어내는 '바디스케이프' 연작을 보고 있으면 흘러내린 물감조차 예술적이게 느껴진다. 완성된 작품이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도 뛰어나지만 작품제작 과정을 찍은 영상을 보면 새로운 시각으로 그의 그림이 주는 메시지가 읽힌다. 이처럼 알면 알수록 그 깊이가 돋보이는 화가가 이건용 작가라 생각한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내외 미술계에서 위상이 가장 크게 달라진 작가는 이건용이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화랑 중 하나인 페이스 갤러리가 한국 작가 중 이우환에 이어 이건용과 전속계약을 맺은 것은 '이건용 현상'을 보여준다.

     

     지금도 이건용 작가와 공식 관계를 맺고 있는 갤러리 현대와 리안 갤러리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컬렉터가 수십명에 이른다. 특히 2022년 올해 뉴욕 구겐하임미술관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특별 기획전에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고자료 "미술가 이건용", 네이버 지식백과 / "그의 회화는 몸이 그은 흔적이다", 올댓아트, 2019.07.01
    참고기사 "실험예술 한길 80세... '이건용 현상' 세계적 갤러리도 홀렸다.", 중앙일보, 2022.01.24

     

    728x90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