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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물방울 화가' 김창열 (1929~2021)
    아트 컬렉터를 위한 작가소개/대가_작고, 원로작가 2022. 1. 1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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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방울 화가"

     

      김창열은 1929년 평안남도 맹산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서예를 배웠고 1986년을 전후로 김창열이 천자문 바탕 위에 물방울을 올린 '회귀' 연작을 선보인 것은 이때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194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입학후 대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이 터져 북한의 의용군으로 징집되지만 간신히 탈출하여 월남했다.

     

     김창열은 군대 대신 경찰을 택했고, 경찰전문학교를 마친 뒤 1년 반 남짓 제주에 부임했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들어선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으로 이어졌다. 전쟁이 끝난 뒤 복학 신청을 했지만, 성북회화연구소를 운영한 '월북 화가' 이쾌대의 조수로 일한 경력이 문제가되 학교로 돌아가지 못했다.

     

     김창열의 1950~60년대 초기작은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두터운 마티에르를 살려 캔버스에 표현한 추상회화로 앵포르멜이 그의 캔버스를 채웠다. 1960년대 중반부터 그는 미국에서 작업을 시작하였고 록펠러재단의 장학금으로 뉴욕의 미술교육기관인 아트스튜던츠리그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당시 미국화단의 팝아트와 색면회화에 영향을 받아 색면 위에 추상과 구상을 오가는 형태를 표현했다. 1965년 <제사> 작품은 입 다문 채 소리 죽여 눈물 흘리는 사람이 어른거리는 작품으로 전쟁과 가난을 표현하면서도, 점차 색면추상회화로 변화하는 과도기적 화풍을 보여준다.

     

    김창열 "제사", 1965년, 국립현대미술관

     

     이후 미국에서 파리로 떠난 김창열은 파리 근교 팔레조의 한 마구간에서 가난한 작업실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인생의 반려자 마르틴느 질롱을 만나게 되고 '물방울'이 탄생했다. 가난했으니 재료가 넉넉지 않아 캔버스 뒷면을 물에 적셔 묵힌 후 물감을 떼어 또 그리는 식으로 재활용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아침 날 캔버스 뒷면에 물을 뿌리다 햇빛 사이로 찬란하게 반짝이는 물방울을 보았고 김창열의 작품 화면에는 영롱한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1973년 김창열은 파리에서 물방울 그림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비평가들의 격찬이 이어졌고 2년 뒤 1976년에는 물방울 그림을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였다. 70년대 중반 "휘가로"지를 이용한 작업을 통해 화면에 문자를 등장시키기 시작한 김창열은 점차 문자를 화면에 써나가는 작업으로 작품을 변화시켰다.

     

     김창열의 작업은 캔버스 전면을 물방울이 메운 작품, 이제 막 맺힌 영롱한 물방울, 표면으로 스며드는 물방울 작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다양한 물방을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 그의 화면바탕도 캔버스, 신문지, 마포, 모래, 나무판 등으로 변화되었다.

     

    김창열 "물방울", 1987

     

     1990년대 이후 김창열의 물방울 작품은 천자문을 배경으로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활자의 선이 물방울의 조형성을 증가시키며, 물방울에 의해 반사된 글자의 획이 보는이로 하여금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평단에서도 천자문 시리즈를 김창렬 작품의 응결체로 보고 있으며 천자문을 배경으로 한 물방울 그림은 동양의 철학과 정신성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김창열 "회귀", 1994

     

     2000년대 이후 비교적 채도가 낮은 배경을 사용하던 김창열은 밝은 하늘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의 배경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퐁피두센터, 국립현대미술관 등 전 세계 주요 미술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특히 그의 작품 200점을 기증해 지어진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은 김창열의 작품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미술관이라 생각된다.

     

    김창열 "회귀", 2010

     

     

      l 김창열 작가의 이야기를 마치며... l  2021년 김창열 작가의 작고 소식과 함께 각종 포털 뉴스를 뒤덮힌 그에 관한 수많은 기사들은 미술에 관심없던 사람들까지도 김창열이 누구인지 알게 하였다. 그렇게 대중매체가 작고 소식과 뉴스로 시끄러울 때, 미술시장은 김창열 작가의 작품으로 뜨겁다 못해 폭발해버리는 기염을 토하는 중이었다. 

     

     옥션, 아트페어 등 그림 시장에는 김창열의 작품들이 그야말로 쏟아져 나왔다. 작품의 희소성으로 인해 원화는 물론 판화의 가격까지 수직 상승하게 되었고 필자는 작고한 대가의 파급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반백년 물방울만을 고집스레 그려온 작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존경은 작품가격의 상승이라는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의 작품에 깃든 예술성과 가치는 여전히 살아숨쉬고 있다.

     

     

     

    참고서적 "살아남은 그림들"
    참고자료 "김달진미술연구소", "제주도립 김창열 미술관"
    참고기사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 타계, '다시보는 물방울 그림', 뉴시스,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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