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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컬렉터를 위한 작은지식_02. 판화의 투자가치
    아트 컬렉터를 위한 지식창고 2022. 1. 1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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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미티드 에디션"

     

     아트 컬렉팅을 시작하면 미술시장에 "판화"가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일반적으로 판화라 하면 초등학교 미술시간 고무판화를 조각칼로 깎아낸 후 롤러에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어냈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그 기억 때문일까? 한국사람들에게 판화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하물며 백만원에서 천만원 이상의 금액이 적힌 판화의 가격표를 보는 순간 거부감부터 드는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앤디 워홀 "마릴린 먼로", 1967, MoMA

     

      "판화는 복제품인가요?", "판화를 사도 앞으로 가격이 오를까요?" 와 같이 판화에 투자가치가 있느냐에 대한 질문은 "판화는 리미티드 에디션입니다." 라는 답변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명품, 신발, 피규어, 심지어 유희왕 카드에도 리미티드 에디션이 붙는 순간 정해진 수량의 유니크 피스로서의 투자가치가 생긴다. 판화 또한 이와 같은 원리인 것이다.


    <1> 판화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판화라고 하면 수많은 복제품을 찍어낼 수 있어 가치가 없는 미술품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이는 잘못된 인식으로 판화는 복수성을 가진 예술이지만 수량이 정해져 한정되있다. 그리고 작가나 갤러리, 재단에 의해 그 수량, 품질, 보증이 철저히 관리되며 무한히 찍어내는 복제품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판화 작품의 하단부를 보면 에디션 넘버가 적혀 있는데 이는 총 몇개의 에디션을 찍었으며, 전체 에디션 중 몇번째 작품인지 나타내는 숫자이다. 만약 "1/10" 이라 적혀 있다면 총 10개의 에디션을 찍었고 그 중 첫번째 작품이라는 뜻이다. 이 넘버는 단순한 숫자로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에디션 1/10과 4/10은 넘버가 다르다해서 가격과는 관련이 없다. 간혹 홀수인지 짝수인지 또는 앞번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는 개인차일뿐 차이가 없다. 그러나 총 발행수량은 가격과 연관이 있다. 동일한 작가의 비슷한 도상, 같은 크기의 작품이더라도 1/10과 1/1000은 가격 형성이 완전히 다르다. 당연히 전세계에 10개 작품밖에 없는 1/10의 판화가 훨씬 고가에 거래된다.

     

     판화에서 에디션 넘버와 친필사인은 검은 4B연필로 쓴다. 이는 국제적인 미술계의 약속으로 잉크는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싼 판화에 연필로 에디션 표기가 되어 있다고 놀라지 않길 바란다.

     

    에디션 넘버와 작가의 친필 서명

     

     

    <2> 판화의 알파벳 용어

     

    판화에는 판화의 작품 기호가 기재되어 있고 각각 다음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A.P (Artist Proof) : 화가 보존용이라는 의미로 전체 에디션의 5~10퍼센트 발매하며 에디션 넘버에 포함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에디션이 50개라면 5장 정도는 A.P를 붙여서 더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총 55장을 찍어내고 5장은 A.P, 50장은 진짜 에디션으로 분류하면 된다. A.P 에디션은 아라비아 숫자가 아닌 로마자로 기입하는 경우가 많고 작가가 개인적으로 소장하므로 투자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E.A (Epreuve d`Artiste) : Artist Proof의 불어 표현

     

     H.C (Hors Commerce) : 비매품이라는 의미로 미술상에게 보여주고 주문을 받는 작품 견본이다. 차별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 비싼 경우가 많다.

     

     P.P (Present Proof) : 선물용, 또는 공방용 에디션이라는 뜻이다. 전체 에디션의 10% 정도 발매하고 에디션 넘버에 포함되지 않는다.

     

     B.A.T (Bon a Tire) : 교정이 완료된 인쇄라는 뜻으로 최종적으로 완성된 원판과 함께 판화 전문 인쇄공에게 넘겨주어 똑같이 찍게 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T.P, C.T.P (Trial Proof, Color Trial Proof) : 테스트용 에디션으로 시험판이지만 대게 상태가 좋은 것들만 T.P, C.T.P를 매긴다. T.P의 경우 작가의 자료용으로 남겨 놓아서 잘 유통시키지 않는 편이다.

     

     

    <3> 사후판화

     

     판화 작품을 알아가다보면 '사후판화'라는 용어를 접하게 된다. 말 그대로 작가가 죽은 후 작가 자신이 아닌, 작가의 유족이나 재단에서 판화를 찍는 경우를 말한다. 김환기, 샤갈, 피카소의 사후판화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판화에서 작가의 친필 사인은 작가 스스로가 이 판화작품을 검수하고 그림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의미가 되어 가장 중요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사후판화의 경우 작가 사후에 만든 판화이므로 작가의 사인이 없다. 따라서 사후판화는 인쇄된 서명이 들어가거나 서명없이 재단에서 작품보증서를 발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판화에 비해 작품이 많이 저렴하고 미래가치 또한 낮다고 할 수 있다.

     

    김환기 사후판화는 환기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사후판화의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아트테크가 아닌 순수하게 '자기만족'의 관점에서 대가의 작품을 소유하고 누리는 것에 돈을 지불하라 조언하고 싶다. 필자 또한 대학생때부터 김환기의 그림을 좋아해 사후판화를 구매하였고 매일 그 그림을 마주하며 새로운 감동을 느끼고 있다. 간혹 옥션에서 거래되는것을 확인하지만 낙찰금액과 상관없이 그저 행복한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음에 만족하고 있다.

     

     

    <4> 투자가치로서의 판화

     

    판화는 구매가 쉬우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대가의 그림을 소유할 수 있다

     

     처음 컬렉팅을 시작한 그림이 김환기의 사후판화였다. 아트테크의 목적보다 아내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의 그림을 소유하고 집에서 함께 감동을 누리고자 구매를 하였다. 사후판화의 투자가치는 낮은편이나 생존판화의 경우는 다르다. 이미 원화는 몇억을 넘어가버린 대가의 그림을 판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소유할 수 있으니 이 분야도 치열하며 가격이 오르는 속도도 크다.

     

     에디션 판화는 작가의 검수를 거치며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정교함도 아주 뛰어나다. 미술계에서는 그 오리지널리티를 오래전부터 인정하고 있으니 판화라는 단어에 편견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 아트컬렉팅을 시작한지 얼마안된 사람이라면 가격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검증된 대가의 작품을 구매함으로써 주식의 우량주를 사는 느낌으로 접근하면 될 것이라 본다.

     

     지금까지 투자가치로서의 판화를 소개하였다면 다음글에서는 판화 컬렉팅시 주의할 점과 판화의 종류 및 기법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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